흥미라는 점에서는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것이 있지만 일반적인 소설의 소재로 삼기에는 너무 무서운 테마가 있다. 단순한 로맨티시스트는 사람들의 기분을 나쁘게 하거나 속을 메스껍게 만들고 싶지 않으면, 이와 같은 테마는 피해야 할 것이다. 이것들은, 사실이 내포하는 엄숙함과 존엄으로 시인되고 지지될 때에 비로소 올바르게 다루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베레지나 강의 도강1)이나 리스본의 지진2), 런던의 대역병3), 세인트 바소로뮤의 학살4), 또는 칼캐터 감옥에서의 123명의 포로의 질식사5) 등의 기사를 읽을 때, 가장 강렬한 ‘즐거운 고통’에 으스스한 전율감을 느낀다. 그러나 이들 기사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은, 그것이 사실이고―현실이며―역사이기 때문이다. 허구의 이야기라면 우리는 단순한 혐오의 마음으로 그것들을 대하게 될 것이다.
에드거 얼랜 포 1809-1849 미국의 소설가, 시인, 잡지편집자.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태생. 태어난 직후 양친을 잃고 상인 앨런 집안에 인수되어 유년시대의 한 시절을 런던에서 보냈다. 버지니어 대학에 진학하였으나 방탕 때문에 퇴학을 당하여 그 후 육군 입대, 사관학교를 거쳐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 잡지 편집자로 있으면 많은 고딕풍의 공포소설을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