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온 지 7년째, 서울의 어느 약방에서 사환으로 일하고 있는 봉근은 기생인 누이에게서 전언을 받는다. 서울에 올라왔으니 들러보라는 것이다. 망설이던 봉근의 생각만큼 초라해지지는 않았지만 너무도 속물이 된 누이는,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가 이제는 금광 브로커 노릇을 하는 박병걸과 가까이 지내고 있다. 봉근은 누이와 병걸이 모두에게 거부감을 느끼지만 기생 연화의 수수함에 마음이 끌려 누이의 집을 자두 드나든다.
김남천 1911-1953
본명 효식(孝植). 평안남도 성천 출생. 평양고보를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 동경 법정대에 다니다 1931년 3월에 중퇴, 귀국. 동경 유학중 카프 동경지부인 무산자사(無産者社)에 가입하여 활동했으며, 귀국해서는 평양 고무공장 파업에 참여하였다. 1947년 월북. 이듬해 8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이 되고 1953년에는 문학예술총동맹 서기장까지 올랐으나, 그 해 남로당계 박헌영 세력을 재거하는 사건과 관련하여 문화계의 주모자로 몰려 임화 등과 함께 사형 당했다. 대표작으로는 '물' ''대하' '경영' '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