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여학교의 교원 겸 기숙사 사감인 B여사는 딱장대요, 독신주의자요, 찰진 야소꾼으로 유명하다. 40에 가까운 노처녀인 그녀가 가장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은 소위 '러브 레터'였다. 그리고 기숙생에게 남자가 찾아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근엄한 B사감이 지키고 있는 기숙사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난데없이 한밤중에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속삭이는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 온 것이다. 목소리를 따라 학생들이 살금살금 다가간 곳, 그곳은 바로 사감실이었다. 기숙생에게 온 러브 레터를 들고 감미로운 연애장면을 혼자서 연출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B사감이었다. 매섭고 딱딱한 B사감의 모순된 성격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가의 대표작이다
호는 빙허(憑虛). 1918년 일본 동경 성성중학(成城中學) 중퇴. 1918년 중국 상해의 호강대학 독일어 전문부 입학했다가 그 이듬해 귀국.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관계함. 특히 <동아일보> 재직시에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선수 손기정의 일장기 말살 사건에 연루되어 1 년간 복역함. 이 사건 이후 서울 자하문 밖에서 양계를 하다가 실패하고, 폭음으로 얻은 장결핵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