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9월 『조광』에 발표된 이상의 소설. '오검도(烏瞰圖)'(1934) · '지주회시(蜘鼄會豕)'(1936) 등 실험적인 작품에 대한 생경한 반응을 신심리주의 또는 심화된 리얼리즘이라는 평가로 바꾸게 한 작가의 대표적 작품으로 한국 소설사의 전통에서 이상 문학의 비범성을 부각시키고 한국 소설의 전통시학에 변혁을 가져온, 문학사상 획기적인 작품이다.
이상 1910-1837 시인, 소설가. 본명 김해경. 1931년 7월 '조선과 건축'에 일본어 시 '이상한 가역반응'을 발표하고, 8월호에 일본어 연작시 '조감도'를, 10월호에 '3차각설계도'를 발표했다. 1932년 '조선' 3월호에 소설 '지도의 암실'와 4월호에는 소설 '휴업과 사정'을 잇달아 발표하였으며, '조선과 건축' 7월호에 ‘이상’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어 연작시 '건축무한육면체'를 발표했다. 그는 시, 소설, 수필에 걸쳐 두루 작품 활동을 한 일제 식민지시대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특히 그의 시와 소설은 1930년대 모더니즘의 특성을 첨예하게 드러내준다. 1936년 '날개'를 쓴 뒤 동경으로 갔다가 1937년 '불령선인(不逞鮮人)'이라는 터무니없는 죄목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었다. 건강이 악화되어 병보석으로 풀려났으나 동경제국대학 부속병원에서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라는 유언을 남기고 향년 만 26세 7개월에 요절했다.